베티가 끝났다.
베티가 저스틴과 함께 집 문 밖 계단에 편안한 차람새로 앉아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은
베티가 시즌1 처음에 나왔던 장면과 오버랩되어
그립고 잔잔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작가의 의도임이 99.99%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각 인물은 처음과 거의 동일한 개성과 성향을 간직한 채
이렇게 무사히 안착한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사실 중간에 시즌3과 시즌4는
스토리가 요동치는 난기류도 있었지만.
튀는 듯 하면서도 알고보면 편안한 웃음,따뜻한 위로, 거미집 처럼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위트가 있는
선이 강하고 분명한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현실이 비현실에 있다는 역설에 동의하지만
무게중심이 분명하고 깊은 드라마는 그렇게 아이디얼 하지만은 않다.
사람은 바뀌기도 하지만 단숨에 쉽게 바뀌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현실이고
그런 현실의 철학적인 요소로써 공감대를 이끌어 내며
드라마는 나와의 끈을 이어 나아갔다.
다만, 주인공 베티가 런던으로 떠나게 된다는 설정이
원하던 글을 쓰는 작가로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또 다른 선택인지
아니면 인생의 항로를 조금 수정했다는 의미인지
대단원의 막으로써 베티가 다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게 된다는 마무리는 좋지만
베티의 선택이 성공을 향해서인지 아니면 순수한 자신의 꿈을 위해서인지가
불분명해서 참 아쉽다
또 하나! 조카 저스틴의 성정체성에 대해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취하는 태도는
종전의 분위기와 사뭇 달라 왠지 농락당한 기분이다.
그리고 성격상 상충하는 두 인물 -대니얼과 베티-의 관계가 이렇게 급진전 할 수 있는
-물론 서로 그간의 신뢰라던가 미운정 고운정 이런것은 좀 들긴했지만-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를 시청자의 상상에 떠 안긴 듯 한 무심한 태도에 약간 화가 나기도 한다.
물론 그동안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에 암시가 전시즌에 걸쳐 곳곳에 명시되어졌음을
인정하지만 이건 뭔가 약간 빛 좋은 개살구 같은 느낌이...
두사람의 연결을 암시 하는 장면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나는 당연 그 브리지장면이다.
차분하고 조용한 밤 조금은 상쾌한 기분으로 다리 위를 걸어가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장면.
누구 말 맞다나 알훔답군아~
헨리와의 관계는 좀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난 대니얼보다는 헨리가 좋아... ㅡ,,ㅡ
아무튼 나의 사랑하는 베티 양은 이제부터 어떤 사람들과 또 어떻게 지내려나...
베티는 원하는 일과 사랑을 얻을 수 있을까....
4년동안 함께 했던 배우들은 헤어질 때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내가 유일하게 챙겨본 미드...
보내기가 무척 아쉽지만 안녕....
나의 베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