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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가능성 높아지는데…어디에 투자할까

윈터원더랜드 2009. 6. 4. 17:16

인플레이션 가능성 높아지는데…어디에 투자할까
원유ㆍ金선물에 투자하는 펀드 주목

경기를 살려 보겠다고 각국 정부가 `물 쓰듯` 돈을 풀어대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은 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돈이 많이 풀려 있으니 자산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염려가 커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다는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투자자들로서는 물가가 오르면 자신이 들고 있는 현금 가치가 줄어들어 걱정이 커지게 마련이다.

매일경제신문은 토러스투자증권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염려될 때는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지를 분석해 봤다.

2000년 이후 한국과 미국 물가 상승기에 자산별 가격 변화만을 놓고 보자면 원유,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 금 등 원자재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나았다. 물가 상승이 원자재 가격에서 비롯되는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 원유 상승폭 가장 커

= 2000년 이후 한국 물가가 뚜렷한 상승을 보였던 시기는 총 4번이다. 각 시기마다 자산별 가격 등락률을 비교하면 물가가 오를 때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유가였다.

네 차례 인플레이션 시기에 나타난 물가상승률은 평균 2.9%였다. 이 시기에 유가(WTI 기준) 상승률은 평균 33%에 달했다.

이원선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가 상승은 유가 등이 오르면서 촉발되는 경향이 있어 유가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다우UBS지수에너지지수) 역시 평균 22%나 올랐다. 다음으로 원자재 가격 변화를 모아 지수화한 CRB지수가 8.1% 상승했으며 뒤를 이어 금이 7.7% 오르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해 주식이나 곡물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는 매력도가 낮았다. 물가 상승이 나타나던 시기에 코스피 상승폭은 평균 0.8%에 머물러 부동산(주택가격지수) 상승폭인 3.3%를 밑돌았다.

원자재로 분류되기도 하는 곡물도 상승폭이 0.4%에 그쳐 인플레이션 대비용으로는 큰 효과가 없었다.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 시기 주가 등락은 물가 상승 외에도 원화값 변동, 금리, 국내외 뉴스 등이 다양하게 작용해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수단으로 여기지만 실제 효과는 예상과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외국에서도 비슷했다. 2000년 이후 미국에서 물가 상승이 나타났던 총 다섯 차례 시기에 소비자물가지수는 평균 2%가량 상승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가격이 오른 자산은 에너지지수(28.6%), 원유(23.7%), 금(9.8%) 등 원자재였다.

◆ 인플레이션 때는 원자재

= 전문가들은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지금이라도 원유나 금과 관련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유나 금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이들 상품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있다. 조만간 관련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현재는 국내에 관련 상품이 없어 외국시장에서 거래를 해야 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원자재 관련 펀드다.

원자재 펀드는 크게 원유나 금 혹은 원자재들을 모은 CRB지수 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와 원자재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나뉜다. 원자재지수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도 추종하는 지수가 원유, 곡물, 관련 지수 등으로 차이가 있어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00년 이후만 놓고 보자면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목적으로는 에너지 관련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가 낫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가 원자재 가격 변화를 민첩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물은 변동이 심한 만큼 이들 펀드 역시 수익률 변동이 클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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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17:24:47 입력, 최종수정 2009.06.03 20: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