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바고(embargo)

엠바고(embargo)

줄기세포연구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연구 업적을 만들어 가고 있는 황우석 교수팀. 최근 황교수와 연구팀은 그동안 진행되어 온 연구결과를 사이언스(Sience)誌에 게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국내의 일부 언론사에서 이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지에서 발표하기 전에 보도해 버려 문제가 생겼다. 이 언론사들이 사이언스의 엠바고(embargo)를 어겼기 때문이다. 엠바고란 공식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그 내용에 대해 보도하지 않겠다는 것을 언론사들끼리 묵시적으로 약속하는 것이다. 엠바고를 어길 경우, 그 원인이 연구팀에 있으면 연구팀의 논문은 게재되지 않는 불이익에 처할 수 있으며, 엠바고를 어긴 언론사와 그 국가 언론기자들에는 논문 내용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기도 한다.

황우석 연구팀과 관련한 엠바고 무시 사건은 벌써 두 번째이다. 지난 2004년 2월에도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난자를 이용한 인간배아 복제를 통해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는데, 당시 연구발표 과정에서 일부 언론사가 엠바고를 깨고 이를 보도해 버렸다. 당시 뉴욕타임스 등 우수 언론사들은 한국언론이 엠바고를 깼다며 비판하고 나서 국제적인 망신을 산 일이 있다. 이런 사례가 있는데도 남들보다 좀 더 앞서 보도에 열을 올린 언론사들로 인해, 한국 언론의 이미지가 구겨진 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황우석 연구팀의 빛나는 연구가 퇴색될만 하다.

embargo는 원래 특정 국가의 무역거래를 금지한 국제규정인 무역제제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한 국가의 무역을 막아버림으로써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방법이다. 이것이 언론용어로 사용되면 특정 내용에 대한 ’보도제제’라고 해석된다. 엠바고와 더불어 사용되는 언론용어가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인데, 이것은 ’보도금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