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놀이[flowers&ball]

[스크랩]성균관 스캔들, 그 고유의 행보를 이어가길...

윈터원더랜드 2010. 10. 26. 18:02
이스론 2010.09.22 22:11

 

 

 

 

윤희가 여자임을 들키지 않았다.

이는 걸오의 딸꾹질을 참는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이다.

 

근데 의외로, 약점 없는 인간은 없다더니,

천하의 구용하가 귀신을 무서워하다니 웃길 노릇이었다.

그렇게 배포 대단하고 거리낌 없이 할 말 다 하던 용하는

처녀귀신으로 겁을 주는 윤식에게 더 추궁 못하고 그만 입을 다물고 만다.

아마 처녀들에게 지은 죄가 많은게지 쯧쯧.

 

 

 

 

재신과 용하가 어쩐지, 10년지기 친구라 그리 허물없이 굴었던 것을 이해했고,

또 선준은 답지 않게 소심한 구석이 있어 병이 옮지 않았나 몰래 이마를 짚어보아 웃음이 났다. ㅋㅋ

 

이제 한 달에 두 번 있는 귀가 행사에서 또 여러 일들이 벌어졌다.

 

이선준은 마음에서 우러난 호의로, 장의 하인수는 치욕과 모멸감을 주기 위해

김윤식에게 약재 및 성균관에 남은 반찬을 건넨다. (하인수는 바닥에 던졌다. 이런 썩을;;)

자존심보다는 집안 형편을 더 우선시 하는 윤식은 고맙다며 받아드는데,

이를 지켜보던 선준은 윤식을 걱정스레 붙잡고, 분노가 뻗친 문재신은 하인수의 멱살잡이를 한다.

윤식은 괜찮다며 자리를 뜨고, 재신은 윤식을 몰래 뒤따르며, 선준은 집으로 돌아간다.

 

 

 

윤식의 정체도 알게 되고, 일전에 날치기에게서 자신이 구해준 처자임을 기억해낸 재신은

무엇을 어찌할 것도 아니면서 무작정 윤식을 따라 나서면서 (아마 불안해서 그런 듯)

윤식이 장터에서 이런 저런 물건을 사기도 하고 주기도 하고 구경하기도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윤식을 미행하는 또 다른 무리들이 병판이 보낸 자들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윤식을 놓친다.)

이는 병판의 무리수로, 누구든지 잡아들여 홍벽서의 누명을 씌우게 만들 참인 것이다.

("홍벽서인지 청벽서인지 무조건 잡아들이라"는 병판의 말에서 알 수 있다.  기왕이면 눈엣 가시인 놈으로 말이지.)

 

그리고 연서 말고 다른 일을 청하러 세책방에 갔던 윤식은 선금 50냥이 선준으로부터 온 것임을 알고는

그를 따지러 선준에게 가는데, 마침 좌상 대감의 생신연이 열리는 선준의 집에는,

박수무당으로부터 선준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들은 병판댁 딸 효은이 선비복으로 선준을 찾아와 낯뜨겁게 했다.

선준은 윤식인줄 알고 반갑게 맞이하다가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아씨를 달래며 거절하여 돌려보내려 한다.

부끄러움에 서두르던 효은은 음식을 나르던 일꾼과 부딪쳐 황망히 서 있다가

좌상 및 병판을 비롯한 초대받은 대사신료들이 보는 앞에서 선준에게 안겨 자리를 뜨고,

선준은 아씨 배웅을 나가던 참에 자신을 찾아오던 윤식을 맞닥뜨리게 된다. 

윤식은 그 50냥 대체 무엇이냐며 다시는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 해버리고 선준은 어쩔줄을 몰라한다.

 

 

 

9화에서는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지는 것 같은데, 아마도 임금님이 준비하는 순두전강 시험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8화에서 임금님은 맞춤 조각들을 늘어놓으며 이 문제를 맞추는 유생은 누가 되어도 토를 달지 말것을 당부하는데,

이선준이 될 것이다.  그래야 또 이야기가 진행이 될 것이고, 그래야 이선준이 탕평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 때문이다.

 

 

성균관 스캔들 드라마는 상당히 매력적인 드라마이다.

현대와 교묘히 접목하면서도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한 편,

인물들의 개성들이 뚜렷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유발하게 할 뿐 아니라,

한 두개의 주요 사건과 주제를 두고 그 사건과 주제를 해결하고 풀어나가는 골격을 취하고 있다.

연애니, 비밀이니, 각종 에피소드들은 그 골격 위에 보기 좋게 붙은 살점들이다.

 

그러나 그 살점들이 붙어 있어야 할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 붙어 있거나 혹은 유난히 많거나 적거나 하다면

아무래도 볼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보여주어야 할 것을 제대로,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면 적재 적소에 적당한 분량의 살점이 필요하다.

8화에서 약간 어색한 부분을 느꼈음은 글쓴이 혼자만이 아닌 것 같다.

남장 여자로 성균관에서 살아가는 여주인공의 이야기이니만큼 주요한 전개로서의 스토리 텔링이기는 하나,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연출은 다소의 반감도 뒤따르게 마련이다.

 

 

사실 글쓴이가 이 드라마에서 느꼈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대사들이다.

촌철살인으로 내뱉으며 공감과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그런 대사들 말이다.

특히 정약용 선생의 학문에 대한 기본 자세는 다시금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되돌아보게 만들었고,

정조가 주장하는 당색을 초월한 탕평의 이념은 사사로운 바로 눈앞의 결과에 급급하는 작금의 세태 비판을 반영하며,

이선준의 옳고 곧은 이상에 이어 구용하와 문재신의 녹록하지 못한 현실의 설전 충돌 등에서의 공감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화면 전환이나 이야기 진행의 탄력성도 또한 매력적인 부분이다.

언제나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하인수의 계략과, 그 계략을 실천하는 하인수를 따르는 일당들의 괴롭힘,

그에 대처하여 노력과 슬기로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다음 장면, 그리고 또 다음 장면을 기다리게 만든다.

그리고 성균관을 벗어난 조정에서는 그 나름대로 권력 암투 및 왕권의 견제 혹은 회복을 위해

암암리에 펼쳐지는 술수와 담합, 먹기 위한 혹은 먹히지 않기 위한 조용하지만 치열한 두뇌 전쟁 또한 흥미거리이다.

 

색감이나 구도, 역동성, 인물들의 유려함, 간간히 보이는 자막 설명을 비롯한 살짝 유치할 때도 있지만 색다른 그래픽,

디테일한 소품이나 배경, 주변 인물들의 맛깔나는 연기력은 그러한 매력들을 잘 살려주고 있다.

 

이런 점 만으로도 충분히 드라마는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보여진다.

굳이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틀을 따르는 장면들을 다소 어울리지 않거나 매끄럽지 못하게 집어넣지 않아도

드라마를 잘 살릴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지니는 고유의 매력을 잘 발산하기를 바란다.

인물들의 개성에 어우러지는 대사와 스토리에 보다 치중하고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을 한다면,

그래서 성균관 스캔들만의 독특한 향기를 내게 된다면, 현재 차츰 올라가고 있는 시청률도 반증해 주듯이,

이 드라마의 매력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게 될 것 같다.

 

자, 이제 이선준을 더 이상 꼴보기 싫다는 김윤식의 말에 이선준은 어떻게 반응할지, 문재신은 또 어떻게 윤식을 지킬지,

구용하는 어떤 꾀를 내어 윤식의 정체를 밝히려 할지, 임금임은 어떤 문제를 출제하여 어떻게 맞출 것인지,

하인수는 중이방 탕평접을 또 어떻게 갈라놓을 수를 쓸지, 초선은 윤식의 마음을 얻으려 뭘 할지,

다음 주의 9화를 기다려본다.

 

 

이상 이스론의 두런두런 열세번째 마침.  2010. 0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