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tools]

펀드매니저도 울고갈 `환매의 기술`

윈터원더랜드 2010. 3. 19. 13:49

펀드매니저도 울고갈 `환매의 기술`

매일경제 | 입력 2010.03.19 11:41 | 누가 봤을까?



'어떻게 살 것인가' 보다 더 어려운 게 바로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가입보다 환매가 어렵다. 환매가 당장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더 신경쓸 수 밖에 없다.

이달 코스피 상승으로 펀드 시장에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는 열흘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 월간 기준 5253억원 순유출(17일 기준)로 돌아섰다.

수익을 고정하고 빠져나오려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지수가 오르는 것 같다고 환매에 나선다면 타이밍과 펀드비용에 쫓겨 손해보고 나오기 십상이다. 제대로 하는 펀드 환매 방법, 뭐가 있을까.

◇환매 목적부터 제대로 따져라

환매에도 게임의 '룰'이 있다. 지수가 반짝 오르는 것 같다고 벌써부터 환매를 고려한다면 애초에 펀드에 적합한 투자자가 아니다. 이런 투자자들은 원활한 일별 매매가 가능한 ETF를 하는 게 낫다. 참고로 연초 대비 코스피 등락률은 기껏해야 -0.3%다.

문제는 중장기 투자자다. 올해 환매 물량에는 2007년 적립식 펀드 붐에 가입했던 3년 이상 장기투자자 자금이 상당수 섞여 있다. 이들의 경우 만족할 만한 이익을 봤다면 환매를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향후 펀드 투자를 재개할 계획이 있다면 한꺼번에 환매하기보다 시장 모니터링 차원에서 일부만 환매하는 게 좋다. 손실을 입은 경우도 한꺼번에 환매해 100% 손실을 확정짓기 보다는 분할 환매로 향후 기회를 남겨두는 게 유리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펀드 환매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흔들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는지 자문해보는 것이다. 현금을 쥔 후에도 당장 투자할 만한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없다면 당분간 펀드에 묻어두는 게 낫다.

◇펀드 건강상태 점검해볼까

그렇다 하더라도 '건강'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 펀드라면 끝까지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수익률에 급격히 변한 펀드 △자금 이탈이 두드러진 펀드 △매매 회전율(보유주식 평균 대비 매도주식 총액)이 급증한 펀드는 환매를 고려하는게 낫다.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회전율은 200%~300% 수준이다.

펀드매니저 교체가 잦은 펀드 역시 '레드 카드' 감이다. 매니저 변경이 많은 펀드는 통상 안에 담은 종목도 빈번하게 교체된다. 펀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가입하려는 펀드의 매니저가 바뀌었다면 향후 2~3개월 가량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수익률과 펀드자금, 매매회전율, 운용력 변경은 모두 분기당 1회 발송되는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시로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싶을 때는 금투협 펀드공시(dis.kofia.or.kr)로 펀드 건강상태 확인이 가능하다.

◇환매비용 계산은 필수

대부분 펀드는 가입할 때 수수료를 떼지만 연간 보수는 낮은 A클래스(선취형)와 수수료는 없지만 보수가 높은 C클래스로 구분된다. 결론적으로 A클래스 펀드의 경우 가입 1년 안에 환매한다면 선취 수수료만큼 손해를 볼 수 있다. 연간 총 비용(수수료+연 보수)을 놓고보면 A클래스와 C클래스 사이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A클래스 펀드 보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C클래스와 총 비용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처음 가입할 때 내는 A클래스 수수료 비용이 크다는 말이다. '초기비용'이 컸던 만큼 A클래스를 1년 내 환매할 때는 보다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좋다.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통상 펀드는 가입후 3개월 이전에 환매할 경우 펀드가 벌어들인 이익금의 절반 가량을 환매 수수료로 떼어간다. 개중에는 환매 수수료 기간이 1년 이상되는 펀드들도 있기 때문에 막대한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면 환매 기간을 확인하는 건 필수다.

다만 '단기 환매'로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C클래스보다 A클래스가 유리할 수 있다. A클래스의 경우 통상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이 1달 정도로 짧아 장중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