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junk bond)가 되어버린 미국의 자존심
정크본드(junk bond)가 되어버린 미국의 자존심
’junk’는 ’영양가 없음, 쓰레기’의 의미로, 몸에 도움 안되는 인스턴트 음식을 junk food라고 한다. 정크본드(junk bond)란 것도 있다. ’휴지조각 같은 증권이나 채권’을 의미하는데, 투자하기에는 위험하지만 투자해서 기업이 회생된다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정크본드이다. 예를 들어, 잘나가던 A 기업의 주식이 주당 만원이었는데, 기업의 실적이 아주 안 좋아지면 천원 받기도 힘든 휴지조각이 되어 버린다. 만약 이렇게 주가가 떨어졌을 때 이 주식에 투자해 운좋게도 회사가 정상화된다면, 주가는 다시 만원으로 오르게 되고 투자자는 10배의 고수익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만약 A사가 회생불능이 되어 버리면 투자한 돈은 모두 날아가게 된다.
이러다 보니 전문적으로 돈놀이를 하는 해지펀드 회사에서 대상이 되는 회사를 면밀히 검토한 다음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가 있다. 주식 보유수가 늘어나면 경영권 인수도 가능하다. 이른바 기업사냥이며, 인수되는 회사는 사냥감으로 전락해 버린다. 따라서 회사의 주식이나 채권이 정크본드가 된다는 것은 회사로서는 엄청난 수치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GM과 포드의 주식과 채권이 정크본드로 전락했다.
1903년 창립된 포드(Ford)사는 세계 최초로 대중적인 승용차인 T형 자동차를 선보였다. 1908년에는 포드의 라이벌인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ers, GM)가 창립되어 미국을 자동차 왕국으로 만들어 갔다. GM은 전세계에 자회사를 가지고 지구촌 곳곳에 상품을 판매해 세계 10대 기업을 말할 때도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던 기업이다. 포드 역시 예전같은 명성은 얻지 못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였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영원히 그 명성과 파워를 유지할 것 같던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투자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이들의 주식과 채권은 정크본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현재 GM은 2918억 달러, 포드는 1613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