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candle light]

어떤 분이 쓴 미국에 대한 인상

윈터원더랜드 2009. 1. 8. 13:16

미국을 체험하며 본 몇 가지 인상

 

# 01.

 

미국 사람들 참 인내심이 강하다. 장애인이 버스를 자유자재로 탈 수 있다는 거. 일반 사람들의 관용과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 참 많은 장애인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 장애인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버스 운전사는 내려서 장애인이 휠체어를 끌고 올라 올 수 있는 발판을 내려준다. 그럼 장애인이 올라서서 장애인 구역으로 간다. 버스 내에 있는 장애인 구역은 평소에는 좌석으로 쓰여진다. 하지만 장애인이 기다리고 있으면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른 자리로 옮기고 있다. 장애인이 한 번 타면 보통 3-5분은 다른 승객들은 기다려야 한다.

 

 

휠체어를 자리에 고정시키고 그 장애인 승객이 편한 것을 확인한 후에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은 5분이 넘게 걸리더라도 아무도 화를 내거나 그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는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장애인들은 이렇게 자기가 원하는 곳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

 

 

처음에 내가 버스를 타고 다닐 때 장애인들이 타는 것을 보고 답답해서 죽는줄 알았다. 그 사람들 한 번 타고 내릴 때마다 시간은 흘러가고 그거 때문에 때로는 뒷차와 간격이 뒤바뀌어서 불편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그냥 그러려니... 참 미국스러운 모습이지 않은가.

 

 

# 02.

 

한국이란 곳은 거의 모든 잘못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린다. 무슨 사고가 일어나거나 하면 "조심 좀 하지, 니가 조심했어야지" 라고 스스로에게 돌리게 마련이다.

 

 

미국이란 곳은 얼핏 보면 언제나 남탓만 하는 곳처럼 보인다. 이건 너 때문이라고, 이렇게 해 놨어야 하는 거라고,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하기 보다는 그 사고에 관련된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그 속을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아서 그렇다.

 

 

미국은 무슨 사고가 일어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나라다. 그래서 미리 그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모든 예방책을 [때로는 와 이런것까지 미리 해 놓나 싶을 정도로 뜨악 소리가 난다] 강구해 놓는다. 사실 이렇게 다 해놓고 미리 시설과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곳에서 사고를 내는 것이 더 어렵긴 하다. 그리고 나서 사고가 발생했을 땐 미처 마련해 놓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고이기 때문에 니가 이것도 미리 마련해 놓았어야 한다고 버럭버럭 소리를 친다. 미국은 그런나라다.

 

 

확대 해석하자면 권리와 의무, 이 두 단어를 완벽하게 지키고 있는 나라다. 자기가 할 거 확실하게 해 놓고, 자기의 권리 눈꼽만한 것까지 다 챙겨먹는다. 완전 치사 똥빤쓰 같아 보이지만 어찌보면 한국처럼 정에 그냥 넘어가고 묻어두는 것보다 합리적일 수도 있다. 이런 문화가 너무 싫어서 미국에 정이 뚝뚝 떨어졌었는데, 이 사회에서 사는데는 이 두 단어를 목숨만큼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나서는 나도 아메리카나이즈 되어 가고 있다.

 

 

# 03.

 

거짓말 하지 않는 나라 미국. 어려서부터 정직에 대한 교육을 참 철저히 시키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래서 누가 감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규칙과 규율을 준수 한다.

 

 

일하던 곳에서 자기가 근무시간을 스스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솔직히 자기가 원하면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고 일일이 체크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슬쩍 한 두 시간씩 더 늘려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정확히 1분 1초 까지 따져가면서 시간을 계산한다. [내가 매우 놀랬던 점]

 

 

아이들도 엄청나게 쌓여있는 과자 앞에서 선생님들이 딱 1개씩만 먹으라고 하고 나가면 아무도 감시하지 않고, 뭐라 하는 사람도 없는데도 정말 딱 한 개 씩만 가지고 나간다.

 

 

은행에 동전을 수북히 가져가서 입금하고 싶다고 하면, 은행원은

 

"이거 세어보셨어요?"

"네 x달러예요"

"네, 알겠습니다. 계좌로 입금해 드릴게요"

 

이렇게 하고 넘어간다. 다시 세어보지 않는다. 서로의 정직성을 믿는 거다. 사실 내가 그 자리에서 10달러를 더 붙여서 부른다 해도 아무도 모를일이다. 나중에 은행 잔고가 비면 그냥 그 은행원 책임이 되는 거다.아니면 나중에 그 거짓말을 한 것이 나라는 것이 밝혀지면 어마어마한 처벌을 받거나.

 

 

맥도날드에 가서도 계산을 할 때 동전을 없애려고 동전만 잔뜩 내면 점원들은 거스름 받아야 되냐, 아니면 그냥 이거 다 가지면 되냐 이렇게 묻는다. 내가 거스름 얼마 받아야 된다고 하면 그냥 확인도 하지 않고 내어준다.

 

CREDIT 사회, HONESTY 사회. 그게 미국의 숨은 저력이다.